군대에서 정말로 살해당할 뻔한 기억

2016. 8. 6. 03:07범죄의 기억

 

GOP에서 군 생활할 때 근무 서던 중 이야기이다.

말번 근무 점호 전 해뜨기 한두 시간 전 근무를 서는데

비가 부슬부슬 와서 으슬으슬했었다.

어차피 말번 근무라 누가 올 일도 없고 해서

초소 문 닫고 사수는 구석 바닥에 앉아서 자고

나도 벽에 기대서 졸고 있었다.

 

 

 

 

 

한참을 졸고 있는데 교통호에서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들렸다.

바로 사수를 깨우는데 정신을 못 차려서 고참이고 나발이고 바로 흔들어서 깨웠다.

근데 이미 발소리가 초소 앞까지 와서 딱 멈췄다.

초소 문을 열고 들어와서 지랄을 할 부소초장을 생각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사수를 쳐다봤는데 사수도 날 쳐다보고 있었다.

 

 

 

 

 

"왜 안 들어오지?"

사수가 나한테 속삭였다.

부소초장이였음 분명 욕을 하면서 문을 박차고 들어왔을 것이다.

"야 문 열어봐." 사수가 다시 속삭였다.

근데 겁나서 머뭇거렸더니 사수가 입모양으로 욕을 해댔다.

서로 소곤거리면서 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무도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탄창을 뺀 다음 탄창에서 봉인지를 제거하고

노리쇠 후퇴 고정한 다음에 탄창을 끼고 장전을 했다.

일부로 밖에서 들으라고 큰소리로 탄창을 뽑고 장전을 했다.

그러나 밖에서는 발자국 소리만 들렸다.

 

 

 



그래서 조심히 발바닥을 붙이고 바닥을 밀면서 총을 전방으로 향하고

문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문 손잡이를 잡았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부소초장이 아니면 어떡하지? 말로만 듣던 귀순 노크인가?

문을 열었는데 그 사이로 칼이 들어올 것 같기도 하고 소초에서 떠돌던

처녀귀신 이야기가 실제 벌어진 거 같기도 하고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문을 열수가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손바닥만 한 유리창에 붙어서 문밖을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순간 소름이 확 돋았다.

너무 무서워서 다시 사수를 바로 봤는데

사수가 입모양으로 "문 열고 나가봐"라고 하고 있다.

지도 졸았으면서 나한테 지랄을 한다 진짜.

 

 

 

 

 

너무 무서웠으나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문을 걷어 차버렸다.

그리고 총을 겨누고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사수를 보면서 아무도 없습니다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쿠에에에에에에엑!"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라서 옆을 쳐다보는데 멧돼지가 나한테 달려오고 있었다.

바로 문 안으로 뛰어들어와 문을 닫고 온몸으로 문을 막았다.

 

 

 

 

 

 

사수가 너무 놀라서 나를 보면서 "뭔데! 뭔데!" 하는데

너무 급해서 말도 못하고 고함만 치면서 문을 온몸으로 막았다.

멧돼지는 바로 문을 쾅 하고 부딪혔으며들어 올려고 머리를 문에 들이밀었다.

초소 문 위 합판으로 만든 나무 문이라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내가 고함을 치면서 문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데

사수가 멧돼지의 얼굴에 총구를 대고 공포탄을 한방 갈겼다.

 

 

 

 

 

노리쇠가 후퇴 고정되고 탄피가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멧돼지는 멈추지 않고 계속 문안으로 머리를 들이밀려고 했고

합판으로 만들어진 문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거 같았다.

사수가 안되겠는지 바로 노리쇠 전진을 하고 다시 쐈다.

이번에는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었다.

문밖에서 "꾸에에에에에에에엒!"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멧돼지는 도망을 갔다.

 

 

 

 

 

 

초소문을 거의 휘어서 박살 날 뻔했고 사수랑 나는 그 비가 오던 날에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는 숨을 헐덕헐덕 몰아쉬었으며 사수는 탄피를 찾느라 분주했다.

결국 상황은 종료되고 부소초장이랑 후번 근무조 아저씨들이 뛰어왔다.

다행히 무사히 넘겼지만 정말 내 인생에서 동물한테 살해당할 뻔한 기억이다.

인도 사람들이 호랑이를 만났으면 이 기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