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업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2016. 8. 10. 13:13귀신이 보인다

 

오후 6시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창밖에 석양이 지면서 붉은 햇빛이 바닥에 길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날따라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고 담배를 물었다.

다음 주까지 PPT 발표를 해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를 않았다.

너무 주제에 관해서만 생각해서인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걱정을 하면서 언덕 쪽 공원 쪽을 바라보는데 뭔가가 나무에 매달려있는 게 보였다.

 

 

 

 

 

처음에는 뭐지? 하면서 쳐다봤는데 뭔가 이상했다.

석양빛에 비친 그 물체는 해를 등지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림자를 계속 보면서 저것이 뭔지 알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샌드백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사람 같아 보였다.

가끔 운동하러 가는 공원으로 산 중턱에 있는 공원인데

거기 운동기구 중에 샌드백은 본 적이 없다.

 

 

 

 

 

가만히 보고 있는데 바람에 따라서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샌드백인 줄 알았던 것이 내 쪽으로 돌면서 사람의 형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 놀라서 물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담배고 나발이고 바로 현관으로 달려가서 신발을 싢고 뛰어나갔다.

 

 

 

 

 

빌라 계단 5층을 뛰다시피 해서 내려와서 바로 공원 쪽으로 달려갔다.

일딴 그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언덕이 너무 힘들었고 숨이 가빠 왔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정말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

겨우겨우 계단을 올라와서 공원 입구로 들어섰다.

 

 

 

 

 

진짜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숨이 넘어갈 거 같았다.

겨우 공원 입구의 기둥을 잡고 숨을 골랐다.

도저히 안될 거 같아서 공원 입구에 주저앉았다.

주저앉아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데 목을 맨 사람이 다시 생각이 났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빨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다시 일어나서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분명 운동기구 쪽 큰나무 옆에 매달려 있었다.

점점 해가 지면서 어두워지고 있었다. 큰 나무쪽으로 달려가면서

점점 해가 산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나무에 도착을 했는데 매달린 사람은 없었고

벤치 앞바닥에 한 여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다리를 쭉 뻗고 벤치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바로 달려가서 얼굴을 확인을 했는데 얼굴에 핏기가 없었다.

섬득했다. 느낌이 죽은 것 같았다.

섬득해서 바로 흔들면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봤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옆으로 쓰러졌다.

그래서 코에 손을 가져다 댔는데 약간의 호흡과 온기가 느껴졌다.

'아 아직 죽은 건 아니구나'

바로 그녀의 손을 둘러업고 허벅지 밑에 손을 넣은 다음 앞으로 숙여서

그녀가 나한테 안기게끔 해서 그녀를 업었다.

 

 

 

 

 

119에 전화를 했어야 했는데 호흡기를 느끼고는

바로 병원에 데려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일딴 그녀를 업고서 병원의 위치를 생각해 냈다.

공원에서 10분 거리 산 옆에 큰 병원이 있었다.

대학병원에 응급실까지 있는 큰 병원이었다.

 

 

 

 

 

바로 그녀를 둘러업고 뛰기 시작했다.

그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공원을 가로질러서 뛰고 있는데 갈수록 힘이 들고

그녀가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뛰던 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걷기 시작했다.

그녀를 업는 거 자체가 못 견딜 만큼 힘들고 무거웠다.

 

 

 

 

 

그래서 뒤돌아서 그녀의 얼굴을 봤는데

날 보면서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엉덩이를 땅 쪽으로

쭉 빼고 힘을 주고 있었다.

순간 소름이 확 끼쳐서 그녀를 내동댕이 쳤다.

그녀를 내동댕이 치면서 앞으로 쓰러졌는데 해가져서

눈앞이 어둑어둑해졌다.

 

 

 

 

 

바로 다시 뒤돌아봤는데 그녀가 안 보였다.

바로 주머니를 뒤져서 휴대폰을 꺼내서 조명을 켰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방금 업어온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너무 놀라서 진짜 비명도 안 나왔다.

내가 헛것을 봤나? 분명 업고 오고 있었고 무계가 느껴졌었는데

지금 내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점점 더 어두워지면서 공원의 가로등이 켜지고

눈앞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처음 봤던 나무쪽을 봤는데

뭔가 사람 같은 게 벤치 위에서 나무에 기대어 서있었다.

 

 

 

 

 

진짜 매우 무서웠지만 그래도 나무쪽으로 다시 뛰어갔다.

나무에 가까이 뛰어가면서 보니 한 여자가

나무에 목을 매고 벤치 위에서 나무쪽으로

45도 정도 기대서 서있었다.

그래서 다가가서 보니 여자가 목에 줄을 매고

나뭇가지에 끈을 묶은 게 아니라 나뭇가지를 도르래 삼아서

다시 내려온 끈을 자기 몸에 묶고 매달려 있었고

발끝은 벤치에 닿아있었다.

 

 

 

 

 

너무 놀라서 바로 주저앉았다.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핸드폰 플래시로 그녀의 얼굴을 봤다.

긴 머리를 치우고 얼굴에 플래시를 비추자

아까 업고 뛰었던 그녀! 내 등에서 웃고 있던 그 얼굴이었다.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녀를 계속 바라봤다.

방금 내가 업었던 그녀는 누구였고 왜 그녀는 여기에

목을 매고 있을까? 분명 내가 아까 왔을 때는 목을 매는

사람은 없었는데 내가 그녀의 귀신을 업고 오는 시간 동안

실제 그녀는 여기서 목을 매서 죽어있었던 것인가?

 

 

 

 

 

결국 경찰이 오고 소방차가 오고 시신을 수거했지만 나의 의문점은 해결되지 않았다.

경찰이 조서를 쓰러 경찰서로 같이 가지고 해서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 1층으로 가서 형사 분에게 조사를 받았다.

한두 시간 동안 조서를 쓰고 있었는데 다른 형사 분이 와서

나에게 그녀의 사연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마도 사인은 자살인 거 같고 왜 몸에 줄을 묶고 있나 봤더니

목에 줄을 묶고 나머지 줄을 나뭇가지 위로 넘겨서

자기 몸에 묶고 벤치 위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그런데 다리가 다시 벤치 위에 다으니 본인이 발끝을 벤치에 기대고

몸을 힘을 줘서 억지로 기울이게 해서 죽었다고 한다.

 

 

 

 

 

아 그래서 내가 사람으로 못 보고 샌드백으로 보았나 보다.

그래서 언제 죽었는지 물어봤는데 형사가 국과수 검사가

나와야 아는데 몸이 식은 걸로 봐서는 3시간은 지난 거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내가 창밖에서 봤을 때 이미 죽어있었다는 것인데

왜 내가 그녀에게 갔을 때 그녀는 벤치 옆 바닥에 앉아있었을까?

 

 

 

 

 

지금은 사건이 지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의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웃고 있는 얼굴이 아직도 생생히 떠올라서

너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