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의 두얼굴

2016. 6. 3. 15:08범죄의 기억

 

한때 투잡으로 클럽에서 기도로 일했던 적이 있었다.

연봉 계약을 3년이나 꿁으면서 월급이 그대로라 돌파구가 필요했었다.

원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었는데 편돌이는 돈도 별로고 구멍 나면 내 돈으로 메꿔야 하고

술집은 서빙이라 사람들 상대하는 게 자신이 없었던 지라 자연스레 막노동 쪽으로 알아보고 있었다.

덩치도 컸고 유도도 해서 힘쓰는 건 자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막노동 일이 주말만 나와서 되는 게 아니고 인력사무소 나가봐야

주말에만 일한다면 안 써주더라 그래서 알바 사이트 검색하는데

경비 쪽에서 사람을 뽑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지원을 했는데

그 사장님이 보안업체를 하시는데 클럽 경호 쪽도 하시는 거라

면접을 봤는데 내가 덩치도 크고 하니 클럽 쪽으로 보내더라고

그래서 클럽에 가서 면접을 봤는데 진짜 2미터는 되는 키에 몸무게도 150킬로 이상 나가 보이고

흑인 힙합 뮤직비디오에 나올만한 포스의 덩치 큰 사람이 선글라스를 끼고 앉아있더라고

첨에는 진짜 힙합 하는 교포인 줄 알았어. 근데 이야길 해보니 전라도 쪽에서 올라온 형님이시더라

원래는 주먹 쪽에서 일을 하시다 사장님 만나서 스카우트돼서 지금은 클럽 관리를 하고 계신다고 하더라고

 

 

 

 

 

원래 사람 때려본 적도 없고 막노동이 무념무상에 맘 편하고 좋은데 결혼하려면 자금을 빨리 모아야 해서

적성에 안맞지만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지라 하겠다고 했지.

그렇게 클럽에서 가드로 일을 하게 됐어.

그런데 의외로 나 같은 사람들이 좀 있더라고 직장인인데 투잡 하는 사람들 말이야

일딴 페이도 세고 사람 상대하는 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라 자연스럽게 이곳에 모이게 되었던 거지

 

 

 

 

 

한 형님은 수술하시려고 일하시고 20대 친구들은 학자금 마련하려고 일하고 용돈 땜에 일하고

학교에서 내놓은 일진 생 양아치들이 모여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건실하고 체대에 학교도 좋고 열심히 사는 청년들이 많더라고 하긴 양아치들이었음

남들 놀 때 일하겠어? 술 처먹고 노느라 정신없겠지.

한 친구는 20대인데 가장이라 새로 태어난 아기를 위해 돈 벌려고 클럽가드를 하더라고

 

 


 

 

하여간에 일을 하게 됐는데 근무 타임은 금요일과 토요일이고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쉬지 않고 서서 누가 싸우나 성희롱하나 감시하는 거야

순찰도 하고 하는데 앉아있지를 못하니 의외로 힘들더라고

게다가 술 처먹고 시비라도 붙으면 상황 발생이라 다 뛰어가서 말리고

술 먹은 놈들이 어미 아비도 못 알아보는데 클럽가드라고 알아보겠어?

ㅈㄹ난동 부리면 끌고 나가서 경찰에 인계해주는 거야.

보통 주먹 쓸 일은 꽐라가 된 진상 외국인 놈들인데 그놈들은 클럽 뒤봐주는

 

주먹 형님들이 하시니 우리야 인계만 해주면 돼.

손님들이 단체로 가드들을 폭행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야

 

 

 

 

 

 

클럽은 여자가 중요해

물론 돈은 다 남자가 쓰지만 여자가 중요해 왜냐고?

여자가 꼬여야 남자들이 기를 쓰고 달려들 거 아냐.

그래서 여자에 관한 범죄에 굉장히 민감해

성희롱도 다 잡아내서 경찰에 인계해버려

왜냐면 여자들을 지켜야 여자들이 안심하고 클럽을 오고

그러면 남자들이 꼬이니 자연스레 돈을 버는 거지

뭐 입장료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현금장사라 돈 벌지만 비싼 술은 남자들이

사서 여자들한테 갖다 바치잖아?그래서 여자들이 중요한거야

 

 

 

 

 

그날도 열심히 근무를 서고 있었어

 

새벽4시였나? 갑자기 미친놈 하나가 바에서 욕을 해대더라고

 

그래서 우리직원들 다 출동했지

 

가서 들어보니 여자를 꼬시는데 술을 사줬나봐

 

근데 이놈이 주사가 사람을 때리거나 욕을 하는 주사인거야

 

옆에 여자가 술이 쎄버리니 지가 버티지를 못한거지

 

결국 블랙아웃 되버려서 제2의 인격이 나와버렸어

 

조금만 늦게 왔으면 여자를 때렸을껄?

 

그래서 우리가 클럽 밖으로 끌고 나왔어.

 

 

 

 

 

근데 이놈이 상황 파악을 못하고 제 버릇못 준다고 난동에 고함에 난리도 아닌 거야

일딴 주차장으로 끌고 나오기는 했는데 정말 미친놈처럼 구니까 대책이 안 서더라

그래서 다른 지점 가드들까지 몰려왔어.

사장이 클럽을 여러 지점을 운영하거든 그래서 클럽가드들도 각 지점마다 있지만

비상상황이면 다 몰려오는 거야 최소 경비인원만 남기고 말이야

그래도 이놈이 겁을 안 먹더라고 하긴 술 버릇이 그딴 식이면 우리 말고도

다른 클럽에서도 문제가 많았던 놈이었을 테니 이런 경험이 많았겠지.


 

 

 

 

괜히 형님들 나서면 일커니지까 우리가 해결을 해야

나중에 관리하시는 형님들에게 너네는 우리 없음 하는 게 뭐냐 소리도 안 듣고

조용히 넘어갈 수 있으니까 우리선에서 해결을 하려고

여기서 난동 부린 거 문제 삼지 않을 테니 가라고 그랬어.

근데 이 미친놈이 술이 올라서 간덩이가 부었는지 쳐보라는 거야

자기는 우리들 하나도 안 무섭다고 나 지금 보호관찰 중이니까 건들면

너희들도X될 줄 알아고 엄포를 놓도라고

우리는 30명이 넘고 자기들은 미친놈 하나랑 말리는 놈 하나 이렇게 둘인데 말이야

 

 

 

 

그리고 더 웃긴 게보호관찰 중이니까 건들지 말라는 거야

미친놈이 보호관찰이라는 게보호해주는 건지 알았나 봐

범죄자 놈들 한 번만 봐주고 사고 치나 안치나 감시하는 기간이 보호관찰인데

말뜻을 잘 이해를 못한 건지 아니면 벼랑 끝이니까 누구 하나같이 떨어질 거니 건들지 말라는 건지

우리 쪽은 전과 없는 깨끗한 친구들도 많아서 나나 그 친구들이랑 시비 붙어서 경찰 오면

지만 손해일 텐데 때려달라고 발악을 하는 건지 웃기더라고

 

 

 

 

 

근데 이 미친놈이 지를 말리고 있는 가드의 귀싸대기를 때린 거야

진짜 어이가 없더라고

바로 체대 친구들은 죽이겠다고 덤비고 나랑 나이 많은 형님들은 중간에서 서로를

말리느라 진땀을 뺐어. 일딴 놈과 가드들을 진정시키고 나는 더 이상 안될 거 같아서 보고하기로 했지

일딴 놈이 먼저 폭행을 했고 우리는 직원들이 동영상 촬영을 해서

증거가 있으니 경찰을 불렀어.

그리고 관리하는 형님께 보고를 하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어.

 

 

 

 

 

그래서 형님하고 그놈하고 맞은 가드랑 가드 리더랑 증언해줄 직원들 해서 경찰서로 가고

새벽 6시가 지나서 업무가 끝났기 때문에 나머지는 다들 퇴근을 했지.

그리고 토요일 밤 8시에 출근 전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형님이 오셨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더니 가드랑 합의하기로 했나 봐

 

 

 

 

 

 

끝난 거 같더라고 그래서 형님한테 궁금해서 물어봤어.

그놈 뭘로 보호관찰 중이었냐고 말이야.

아주 호전적이길래 당연히 폭행이나 살인미수 이런 걸 줄 알았는데 말이야

강간이래..... 강간으로 보호관찰 중이었대....

참나 어이가 없어서 강간으로 보호관찰 중이었으면서 마치 중범죄자인 거처럼 군 거야?

근데 계속 생각을 해봤더니 소름이 돋더라.

 

 

 

 

 

 

그냥 양아치들인 줄 알았던 놈들도 솔직히 뭔 짓을 하고 다녔을지도 모르는 거 아냐

클럽이 전과 확인하고 들여보내주는 것도 아니고

여자들이 얼굴에 강간범이라고 쓰여있는 것도 아니니 이놈이 강간범인지도 모르고

얼굴은 잘생기고 호감형이니 같이 술 마시고 연락처 주고 할거 아니겠어?

첨에는 잘생겨서 놀다가 모텔 가지고 하면 원 나이트 좋아하면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 가겠지?

그러다 이놈들 하고 싶은데 못하면 수틀릴 테고 또 강간을 하겠지

 

 

 

 

 

여자들이 이렇게 강간범들에게 무방비로 노출이 되어 있고 수많은 강간범이 보호관찰이라는

미명하에 버젓이 술집을 돌아다니고 여자들을 꼬시고 있다니 말이야.

그놈과 그 사건 이후 내 지인 여자애들 클럽 간다고 하면 두 발 벗고 말린다.

네가 만나는 그놈이 좋은 놈일 수도 있지만 정말 최악의 나쁜 놈일 수도 있는 거야.

웬만하면 소개팅해. 생판 모르던 놈 뭐 하던 놈인지도 모르면서 만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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