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처음 겪은 가위

2018. 1. 4. 02:00귀신이 보인다

 

예전 20대 때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영장을 논산으로 받고 논산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는데

생전 처음 경험하는 훈련에 집단생활까지 처음부터 맨붕에 연속이었다.

1주차 때는 변비로 고생을 했고 3주차 때는 몽정으로 인생의 위기를 겪었다.

원래 좋은 부모님 밑에서 고생 없이 자랐는데 어느 날 나락으로 떨어지듯

군대에 입대를 해서 지옥을 경험하니 몸이 적응을 못했다.

 

 

 

 

 

 

 

조교한테 자주 혼나다 보니 환청도 들리고 말귀도 잘 못 알아먹어서

항상 긴장하고 다니니 혈관이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몸과 마음은 점점 피폐해져 갔지만 다행히도 국방부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기에 야간행군까지 마치고 수료 전 대기하는 마지막 주였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새로운 지옥으로 간다는 기대감과

이제 막 적응했는데 떠나야 하는 불안감에 심숭생숭했었다.

 

 

 

 

 

 

 

청소를 마치고 점호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침상에 걸터앉으니 긴장이 풀리며

목이 칼칼해지고 감기 기운이 슬슬 오는 걸 느꼈다.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다가 밖에 비까지 와서 몸이 좀 으슬으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점호가 끝나고 침상에 매트릭스와 침구류를 펼치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아 이거 감기 걸리겠구나.... 오늘 밤은 따뜻하게 하고 자야겠다...'

 

 

 

 

 

 

 

누워서 눈을 감고 의식이 흐려져 갈 무렵 내가 뭔가 잘못된 길로 온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매트릭스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면서 밑으로 푹 꺼져들어가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 좆됬다...'하는 순간 내 몸이 컨트롤이 안되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태어나서 가위를 처음 눌리는 거라 너무 당황스러웠고 무서웠다.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 발악을 하는데 창밖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 소리가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는 듯하게 점점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죽어버려! 죽어버려! 죽어버려! 죽어버려! 죽어버려!

점점 다가오더니 이제는 내 귀에 대고 입을 대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정말 원한에 가득 찬 증오의 목소리가 나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내 주의를 맴도는데 너무 고통스러웠고 처음 겪어보는 감정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를 악물고 손가락을 움직이려 온 힘을 다했다.

 

 

 

 

 

 

 

그놈은 이제 내 머리 옆에서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마냥 고함을 치며

죽어버려! 죽어버려! 죽어버려! 주문을 외우듯 반복했다.

지금이야 가위눌리면 노하우가 있어서 바로 푸는데 이때는 처음이라

다급해서 버벅대고만 있었다.

이렇게 한 10분을 버둥대다 보니 겨우 가위가 풀렸다.

 

 

 

 

 

 

 

 

울면서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다 자고 있고 불침번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잠들었는데 다음날 들어보니 그날 밤 새벽에

창문 쪽 건너편 옆 건물에 이등병 조교가 산업체 3년 다니다 부도나서 20대

후반에 조교로 다시 끌려왔는데 한참어린 20대 초반 고참들의 갈굼도 힘들고

3년을 공치고 다시 군생활을 해야하는 자신의 신세를 비관해서 투신해 자살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그 자살한 이등병이 생각나면 소름이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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