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아이를 찾아야 한다.

2019. 2. 18. 01:32범죄의 기억



2000년대 초반 강력한 태풍이 한국을 휩쓸고 지나간 적이 있다.


내 친구는 강원도 산골에 살았었는데 강원도가 물난리가 난적이


몇 번 없었다. 그러나 태풍 때문에 진짜 다리가 유실되고 집이 


떠내려가는 상황이 발생을 했다.


강원도를 공포에 떨게 한 태풍이 바로 루사와 매미였다.








2002년 루사가 지나간 강원도는 마치 전쟁터를 방풀케 했다.


다리가 무너지고 집이 무너졌으며 모든 것이 떠내려갔다.


계곡은 무너진 다리에 온갖 쓰레기들이 쌓이고 죽은 동물들의


사체에서 나는 썩은 냄새에 지옥과 다름이 없었다.


복구는커녕 수습도 엄두를 못 내던 그런 상황이었다.








친구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는데 강변에서 800미터나 떨어진


친구의 집 앞에서 강물이 불어서 파도를 치고 있었다.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는 이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는 데만 


10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루사가 지나가고 피해 복구를 하느라 마을이 어수선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쓰레기들이 외부로 실려나갔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사람들은 안심을 했다.


더 이상 자신들을 힘들게 할 시련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3년 초강력 태풍 매미가 늦은 가을에 상륙을 했다. 


워낙 강력했던 태풍이라 전국에서 난리가 났지만


특히 강원도는 루사의 피해가 다 복구가 안된 상태에서


매미가 온 거라 피해가 더 컸다.








태풍이 지나가던 밤 집에서 6살 손자를 보던 할아버지는 물난리를


걱정해 집주변을 점검하면서 보수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강물이 점점 불어서 무서운 기세로 휘몰아치고 점점 커지면서


강둑을 넘쳐흐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사람들이 비가 엄청 오는데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모래포대를 쌓고


삽을 들고 터질만한 곳들을 보수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도 집을 보수한 후 동내를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사태 파악을 하고 무너진 집이 생겨서 도움도 주고 하다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손자가 생각나서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있어야 할 손자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당황한 할아버지가 온 집을 다 뒤졌는데 집에는 손자는 없었다.


이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손자가 도대체 어디를 갔는지


알 수가 없으니 할아버지는 무작정 강변으로 뛰쳐나갔다.








아들과 며느리는 그 시간 큰 도시로 일을 하러 나갔다가


빗물에 도로가 파손돼서 오도 가도 못하고 버스 안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마을 분들에게 알려서 마을 사람들이 엄청난 폭우를

 

헤치면서 손자를 찾아다녔지만 마을 어디에도 손자는 보이지 않았다.


점점 불길해지는 기운이 마을을 감돌며 사람들이 보수하던 것도 


멈추고 분주하게 손자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다음날 엄청난 폭우가 지나간 마을은 진짜 숙대 밭이었다.


물은 강변을 넘어서 마을 주택을 덮쳤고 마을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를 했지만 집들이 물에 잠기고 어마어마한 파워의 물살에


가재도구 다 쓸려가고 지붕 다 날아가고 집의 형태만 남아서


위태위태하게 물살을 버티고 있었다.







루사가 덮쳤던 피해도 다 복구를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을 하니 사람들은 좌절을 했다.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불어난 강물이 마을을 덮쳤는데 


엄청난 마을의 피해에 비해 실종자는 할아버지의 손자뿐이었다.


도로가 복구가 안돼서 아들과 며느리는 아직도 버스에서 


손자의 소식을 기다리면서 눈물의 기도를 하고 있었다.







동네로 들어오는 큰 다리가 무너져서 복구팀이 우선 임시 가교


를 건설하고 마을로 들어와야 하기에 수색은 더더욱 늦어졌다.


아들과 며느리도 다리가 복구가 되고 나서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다.


며느리는 이미 기절하고 울고 기절하고를 반복하고 있었고


할아버지의 아드님도 출동한 소방관 다리를 붙잡고 제발 자기 아들을

 

찾아달라고 매달렸다.


그러나 워낙 난리가 난 상황이라 아이가 실종된 지 2일이 지나서야 


경찰 병력들이 마을로 들어와서 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재난이 벌어진 후라 경찰 인력만으로는 수색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면사무소에서 청소인력으로 쓰던 노인분들까지 


수색 임무에 투입이 되게 되었다.


원래 강변 청소나 마을 소일거리 알바로 동네 노인분들 소일거리로


운동 좀 하시라고 일시키는 직무였는데 친구는 군대 제대하고


집에서 쉬면서 소일거리로 3개월 하다가 태풍 매미가 오면서


난리가 나는 바람에 재난현장에 투입이 되게 되었다.







같이 일하는 할아버지들과 5인승 1톤 봉고를 몰고 아이가 있을만한 


곳이나 강주변을 수색을 했다.


워낙 광범위하게 초토화가 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인력을


투입해도 티도 나지 않았다.


소방관들은 아이가 혹시 강에 쓸려내려가다 무너진 다리나 철교에 


걸려있을까 봐 물살이 센 강에서 수색을 하고 친구와 공무원들은


강 주변 위주로 삽과 빗자루를 들고 수색을 했다.








전에 강변 옆에 캠핑장이던 장소에 도착을 했는데 비닐하우스 


철근들이 떠내려와서 캠핑장이던 장소에 쌓여있었다.


온갖 쓰레기들과 철근들이 엉겨 붙어서 제거가 너무 힘들었다.


한참 쓰레기들과 씨름을 하면서 수색을 하는데 시체 썩는 냄새가 


느껴졌다.







친구는 강원도 출신으로 험하게 자랐기에 수많은 동물들과 


자살한 사람들 시체 썩는 냄새를 맡아봤지만 이 냄새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시체 냄새를 맡으면서 기분 나쁜 적은 많았지만 소름 돋은 적은 처음이었다.


썩은 냄새를 찾아 들어가면서 수색해 들어갔는데 수십 미터를 


다 파헤치면서 쫓아갔지만 쓰레기 말고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냄새를 쫓아갈수록 뭔가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몇백 미터를 계속 파헤치면서 냄새의 방향을 쫓아갔는데 점점 심해지더니


마침내 부근에 시체가 썩는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강한 냄새가 났다.








제발 6살 아이가 아니길 바라면서 이 기분 나쁜 냄새를 쫓아가는데


수풀을 삽으로 젖히는데 웬 구더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친구가 기겁을 하면서 물러나는데 뭔가 사람의 시체 같은 것이


수풀 속에서 구더기들과 함께 친구 발 앞으로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손자를 발견한 건 줄 알고 기절할 뻔했는데


자세하게 보니 덩치가 큰 개의 사체였다.










삽으로 시체를 파헤쳐 봤는데 죽은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구더기들 때문에 개의 시체가 액상화돼서 바닥에서 흘려 다녔다.


피가 아직 빨갛고 녹지 않은 근육들이 빨간색을 띠는 걸로 봐서


죽은 지 2~3일밖에 안된 거 같았다.


이 개를 묻어줘야겠다 하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개랑 돼지랑 고라니랑 정말 엄청나게 많은 동물들이 주변에도


많이 죽어서 시체가 액상화되어 있었다.







개 시체를 발견한 주변이 완전 동물 시체 밭이었다.


축사에서 가축으로 키우던 돼지랑 개랑 닭이랑 온갖 동물들이


물살에 휩쓸려서 죽은 뒤에 쌓여있던 비닐하우스 철근에 걸리면서 


하나둘씩 캠핑장에 모여들게 된 것이다.


시체들이 물에 반쯤 잠겨서 모여있다 보니 구더기들이 쉽게 생기고


시체들이 분해가 빨리돼서 동물들의 시체가 단체로 액상화된 것이다.







할아버지들과 친구는 포클레인을 불러서 주변에 땅을 파고


시체들을 수거해서 묻어주는데 정말 평생 느낄 트라우마를 


거기서 다 느꼈다고 했다. 


시체들이 물러터져서 수습하기도 힘들고 냄새가 진짜 


지옥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체 썩은 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친구는 며칠 동안 식사를 못했다고 한다.







아이는 2주일 뒤에 댐 근처에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이 되었는데


시체가 물살에 많이 갈려나가서 얼굴이랑 몸이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물살이 얼마나 센지 시체의 형태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DNA검사나 이런 게 활성화되지 않은 때였기에


처음에는 시체의 판별이 불가했는데 손자의 등 뒤에 큰 점이 있던걸


기억한 아이의 부모가 점을 확인해서 손자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아이의 상태를 본 마을 사람들은 정말 충격에 말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강원도는 루사와 매미의 피해가 너무 커서 기반 시설들이 많이 무너지고

 

약 10조의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해서 2010년이 지나서야 


완전 복구를 했다고 한다.

  




'범죄의 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GPS를 사용하게 된 사건  (0) 2018.12.03
치정살인의 미스테리  (0) 2018.11.08
크레모아에 관한 추억  (0) 2018.07.11
핏물 길  (0) 2018.03.18
한밤중에 느껴진 시선  (0) 2018.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