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에 눌릴때 눈을 뜨면 안된다.

2019. 1. 1. 10:56귀신이 보인다

 

친구가 일본에서 유학했을 때 경험했던 일이다.

 

친구가 집안에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서 아르바이트했던

 

100만 원 가지고 온 유학이라 경제적으로 많이 궁핍했다.

 

도쿄 외곽의 30년이 넘은 고시원 같은 오래된 방 하나를

 

렌트해서 생활을 했는데 가격이 저렴한 대신 4개의 방에서

 

1개의 화장실과 주방을 공유하는 생활을 했다.

 

 

 

 

 

 

알바를 잡기 전까지 가져온 돈으로만 집세를 내고

 

교통비 등 생활을 해야 하기에 돈을 아껴 써야만 했고

 

알바를 못 구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하루하루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느낌에 똥줄이 탔다.

 

돌아갈 차비도 없는 상황이라 알바를 못 구하면

 

정말 길바닥에 나앉을 상황이라 더 급해졌다.

 

 

 

 

 

 

잠도 자기 힘들었고 먹는 거는 점점 부실해져서

 

운동도 따로 안 하는데 살이 처음 일본 왔을 때 보다 10킬로나 빠졌다.

 

원래 한국에 있을 때는 운동도 잘하고 건강해서 가진 게

 

체력밖에 없을 정도로 건강한 친구였지만 마음에 병이 드니

 

몸도 약해져서 안 눌리던 가위도 눌리게 되었다.

 

 

 

 

 

 

워낙 오래된 집에 우중충하고 바닥도 버섯이 자랄 거 같은 다다미라

 

누워만 있어도 건강이 나빠질 것만 같은 환경도 한목 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본어 실력이 부족해서 일본 가계는 힘들었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계들을 목표로 하고 하루하루 발에 물집이 나도록 돌아다녔다.

 

 

 

 

 

 

돈이 없으니 한국에서 가져온 미숫가루만 먹고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돌아다니고 또 돌아다녔다.

 

결국 한인이 운영하는 불고기 집에 4시간 알바를 구할 수 있게 되었고

 

한국 돈으로 80만 원이나 하는 거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은 알바를 하루 종일 하는 게 아니라 4시간씩 끊어서 할 수가 있는데

 

열심히 하면 하루에 4시간씩 3번을 일해서 한 달에 300만 원도 넘게

 

벌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어가 부족했던 친구는 일딴 한 타임만 알바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하루빨리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나 점점 가위를 눌리는 날이 많아졌고 제대로 먹지를 못하니

 

자신감도 사라지고 몸도 마음도 점점 무거워져 갔다.

 

 

 

 


 
불고기 집에서 서빙 알바를 하다가 일본인 친구랑 친해지게 되었다.

 

그 친구는 착해서 일본어도 잘 가르쳐 주고 한국말도 할 줄 알아서

 

처음에는 주문을 받지 못해서 주방 일을 주로 했지만 그 친구 덕분에

 

일본어가 점점 늘어서 이제는 서빙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와 프리 토크도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 80만 원으로 생활하기에는 버거웠고 이틀에 한 끼 먹으면
 
많이 먹는 상황에 서빙 일도 힘들고 해서 살은 점점 더 빠졌다.

 

가위를 눌리는 일도 일주일에 3~4번일 정도로 많이 눌렸다.

 

상황을 호전하려면 일본어를 아르바이트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늘려서

 

새로운 알바를 구해야 해결이 되기에 일본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출근해서 식재료를 옮기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우연히 가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는 원래 한국에서는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기에 가위 초보라

 

항상 눈을 감고 있었기에 따로 뭘 본 적이 없었는데 그 일본인 친구는

 

가위에 눌릴 때마다 귀신을 본다는 것이었다.

 

일본인 친구는 귀신도 보고 귀신이 자기한테 성적으로 속삭이거나

 

욕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속으로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하면서 듣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흥미로운 척을 하면서 귀신을 어떻게 보냐고 물어봤다.

 

일본인 친구가 하는 말이

 

"너는 가위에 눌릴 때 눈을 감고 있으니 귀신을 못 보는 거야.

 

눈을 떠야 귀신을 보지. 다음에 가위에 눌렸을 때는 눈을 떠봐!"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가위에 눌렸을 때는 움직이려고 발악만 했지

 

눈을 떠서 주변을 살펴본 적이 없었다.

 

 

 

 

 

 

 

눈을 뜨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흥미로웠지만 별 신경 안 쓰고

 

일하다가 일 끝나고 빌어먹을 우중충한 자취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30년간 한 번도 세척을 안 한 것 같은 다다미는 축축했으며 거미줄이 처진

 

더러운 벽하며 공포영화 사일런트 힐에 나올 것만 같은 때꾹물에 찌든 욕실 등

 

모든 것이 친구를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날도 미숫가루 한 대접으로 식사를 끝내고 살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눅눅하고 습기 찬 이불 속으로 몸을 뉘었다.

 

'이 빌어먹을 동내는 왜 이리 습도가 높은지....'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지만 내일 일찍 면접을 가야 하기에

 

억지로 잠을 청했다.

 

 

 

 

 


 
30분쯤 잠을 자다가 순간 내일 면접을 떠올리는데

 

생면부지의 일본인과 프리토킹을 해야 하는 생각에

 

긴장을 해서인지 바로 가위에 눌렸다.

 

몸을 못 움직이고 끙끙대고 있었는데 일본인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너는 가위에 눌릴 때 눈을 감고 있으니 귀신을 못 보는 거야.

 

눈을 떠야 귀신을 보지. 다음에 가위에 눌렸을 때는 눈을 떠봐!'

 


사람이 참 희한한 게 하지 말라면 더 한다고 순간 귀신을 보고 싶다는

 

궁금증이 들었다.

 

왜 이런 병신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어리석게도 눈을 뜨고 말았다.

 

 

 

 

 

 

그런데 보이라는 귀신은 안 보이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 일본인 친구를 비웃으며 천정을 보는데 눈에 거미줄과

 

거미줄을 치는 거미가 보였다.

 

근데 이 거미가 줄을 점점 내리더니 거미집에서 점점 친구의

 

얼굴 쪽으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친구는 거미를 미친 듯이 싫어했기에 정말 귀신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었다.

 

점점 눈 쪽으로 내려오는데 그 공포감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안 움직이니 더 미쳐버릴 노릇이었다.

 

마음은 계속 도망치려고 허우적대는데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아서

 

다물어진 입으로 이를 악물고 "읍! 읍! 읍!"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런데 바퀴벌레도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 아이큐가 300이 된다고

 

진짜 죽음에 가까운 위협을 받자 머리 회전이 빨라지면서 혀를 깨물어서

 

가위에서 깨기로 마음을 먹었다.

 

혀를 이로 악물고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고통 때문인지

 

서서히 가위가 풀리면서 손발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이 움직이자 바로 손바닥으로 거미를 쳐서 벽으로 날려버렸다.

 

분노에 가득 찬 친구는 그날 거미를 라이터 불에 화형을 시켰다.

 

'괜히 그 새끼 말을 들어서 진짜 뒤질뻔했네...'

 

눈 감았으면 몰랐을 일을 눈을 뜨는 바람에 진짜 심장이 입으로

 

나올뻔했다.

 

 

 

 

 

 

다행히 다음날 면접을 잘 봐서 러브호텔도 4시간을 근무를 하게 되었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진짜 그 방에 귀신이 있었던 것인지

 

이사를 한 뒤부터는 가위에 눌리는 일이 없었다.

 

대신 잘 때마다 꿈에 이쁜 여자들이 많이 나와서 몽정을 자주 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