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귀신소리

2018. 8. 3. 15:56귀신이 보인다

 

아는 형이 예전에 살던 동내의 아파트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그 형이 이사 간 동내는 강남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부자들이 모여 살던 동네였다.

 

그런데 아파트가 오래되고 언덕 위에 있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아파트의 경계선에는 재개발이 되지 않은 오래된 주택들이 모여있는데

 

경치가 이질적으로 대비되는 느낌이 들었다.

 

 

 

 

 

 

 

퇴근을 하면 늦은 밤에 아파트와 주택단지의 경계선으로 언덕을 올라야

 

아파트 입구가 나오는데 한 1km 정도 올라가야 하는 거리에 아파트 입구의

 

편의점 말고는 문 연 가계가 하나도 없었다.

 

중간에 언덕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불량학생들 모여서

 

담배 피우는 곳이라 솔직히 좀 무서웠다.

 

 

 

 

 

 

 

이 형이 웹 개발자라서 몸이 좀 많이 허약하기는 했다.

 

그래도 활동하는데 지장은 없는 사람이기는 한데 몸이 왜소하다 보니

 

길 가다가 시비 잘 털리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아파트 입구로 올라가는 언덕이 많이 무서웠다고 한다.

 

전세금 마련한다고 차를 안 샀었는데 도저히 동내로 걸어 다니기가

 

무서워서 전셋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차를 샀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이형의 가장 큰 실수였다.

 

무서운 골목을 안 지나는 건 좋았는데 주차장도 지은 지가 오래돼서 조명도 음침하고

 

cctv도 입구에만 달려있어서 진짜 누가 숨어있다가 죽여도 아무도 모를 수준이었다.

 

그래도 골목을 걷는 거보다는 빨리 뛰면 엘리베이터에 도착이 가능하니 훨씬 좋았다.

 

그날도 야근을 하고 11시 반쯤 음침한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좀 다른 등골이 쌔~한 느낌이 들었다.

 

차를 주차시키고 나서 내리는데 갑자기 어디서 어린 남자애 목소리가 들렸다.

 

"%#?}!%?^!"

 

놀라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주차장에는 아무도 안보였다.

 

뭐라고 중얼중얼 걸렸는데 이어폰을 한쪽에 끼고 있어서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못 알아 들었다.

 

들어오는 차도 없었고 나가는 차도 없이 주차장은 고요하기만 했다.

 

 

 

 

 

 

 

 

오늘 일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피곤해서 그런 건가....

 

엘리베이터로 가려고 몸을 움직이면서 차 키를 주머니에 넣는데

 

등 뒤에서 또 어린 남자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

 

형은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뒤를 돌아보면 후회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로 뛰어가려고 하는데 작은 손 같은 게 다리를 잡는 느낌이 들었다.

 

 

 

 

 

 

 

절대 안 돌아보려고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돌아보면서 형은 후회를 했다.

 

그러나 형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기겁을 해서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는데 가면서 또 아이의 소리가 들렸다.

 

"702호"

 

그 형이 살던 아파트의 호수였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손이 떨려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기가 힘들었다.

 

바로 뒤에 서있을 거 같아서 계속 돌아보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엘리베이터가 오는 시간이 1시간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오고 바로 탑승해서 문이 닫히자 겨우 안심이 되었다.

 

형님은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처음에는 웅얼거르는 듯이 들려서 못 알아 들었었는데

 

바로 뒤에서 말을 하니 정확하게 들렸다.

 

가득이나 몸도 약한 사람인데 귀신소리를 들으니 더 예민해지고 헛소리가 들렸다.

 

계속 귀신이 등 뒤에 서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 형님이 사는 호수를 알고 있다니

 

언제 집으로 들이닥칠지 몰라서 더 불안했다.

 

 

 

 

 

 

 

그날 잠도 못 자고 부들부들 떨다가 새벽에 콜택시를 불러서 출근을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자신의 집을 알고 있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집에 가기가 무서워서 손발이 떨렸다.

 

퇴근 후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주차장에는 도저히 못 내려갈 거 같았다.

 

며칠 동안은 주차장에 못 내려가고 지하철로 출퇴근을 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일요일 오전에 조심스레 주차장에 내려가 봤는데

 

다행이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날로 차를 지상주차장으로 빼서 주차를 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그 소리가 안 들렸다.

 

그래서 형은 절대 지하주차장에 안 내려가고 지상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방심하고 집에서 작업 중이었는데 집 전화기로 전화가 왔다.

 

 

 

 

 

 

 

아무 생각 없이 수화기를 들었는데 갑자기 여자 비명소리가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고 들리더니 전화가 끊겼다.

 

그대로 굳어서 멍하니 서있다가 등에 소름이 확 끼치면서 정신을 차렸다.

 

주차장에 안 나타나니 이젠 전화를 해서 해코지를 하는 건가?

 

그날 형은 너무 무서워서 차에서 울면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