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본 발자국

2018. 12. 26. 19:17귀신이 보인다

 

아는 형님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지방 초등학교 공익이었는데 그 학교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이다.


인구 5만도 안되는 작은 도시의 초등학교에서 공익근무를 했었다.


특이한 건 그 학교는 도시의 전문대를 운영하는 사학재단에서


도시에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한 초등학교였다.

 

 

 

 

 

 

사립 초등학교였지만 명문이나 비싼 그런 학교는 아니었고


동내 근처에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그런 학교였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뭔가 문제가 생겨서 학교가 뒤숭숭했다.


숙직을 하는 선생님이나 교직원들이 밤에 학교에서 아기 울음소리나

 

누가 기어 다니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학교에서 자주 나오는 괴소문 정도로 치부를 했었는데


교감선생님이 야간에 학교에 일이 있으셔서 들어오셨다가

 
빠른 속도로 기어 다니는 이상한 물체를 보고 기절을 하고


학교에 119가 출동하면서 일이 커져버렸다.


야근은 남자 선생님들만 하게 되었고 보안업체를 불러서 CCTV랑


경보기를 추가로 설치했지만 아무것도 증거를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계속 밤에 무슨 소리를 들었다는 소문이 들리고


동네 아이들이 밤에 몰래 학교에 남아서 귀신 체험을 하다가 선생님


한테 걸리는 등 소문이 걷잡을 수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시 전체에 퍼져서 귀신 나오는


학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 형님은 학교에 공익으로 근무를 했었는데 보통 허드렛일을 하거나


선생님들 보조를 하고 일과 끝나면 칼퇴를 하기 때문에 귀신을


볼일은 없었지만 나름 싸움 좀 하는 양반이라 귀신을 보면 줘 패버리겠다거나


귀신과 야한 짓을 하겠다고 술자리에서 공공연히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속으로는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대단하다고 하면서 비위를 맞춰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양반 귀신 앞에서 깝죽거리다

 

진짜 잘못해서 귀신하고 엮여버리면


인생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인 거라 소름이 돋는다.


학교에서도 더 이상 방관만을 할 수가 없어서 인근에 유명한 스님을


모셔와서 귀신을 쫓는다는 천도재를 지내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에 천도재를 진행하기에 토요일 오전부터


공익인 형이 천도재 지내는 거 제사상 준비하는 거 돕고


짐 같은 거 나르는 거 도와주는데 스님 두 분이 교장, 교감선생님과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학생주임 선생님이 눈치를 주셔서 바로 주임 선생님과 같이 스님 두 분을

 
따라 학교로 올라갔다.

 

 

 

 

 

 

스님 두 분과 교장, 교감선생님 그리고 주임 선생님과 합해서 이렇게 6명이


각 반을 돌아다니면서 주문을 외우고 목탁을 두들겼다.


스님 한 분은 목탁을 계속 두들기면서 염불을 외우고 다른 한 분은


한 손에 들고 다니는 쇠 항아리에 부적을 태우시고

 

그 연기를 교실 곳곳에뿌렸다.

 

 

 

 

 

 

3층의 3학년 1반 교실에 와서 공익인 형이 먼저 문을 여는데 교실이


애들이 미리 청소를 했는지 물이 흥건했다가 말라가는 시멘트 바닥에


아직 마르지 않은 물들이 웅덩이처럼 부분부분 있었다.


부적을 불태우시는 스님이 반으로 들어가셔서

 

부적에 주문을 외우시는 동안 공익형이 옆에 서서

 

쇠로 된 항아리를 들고 스님을 보조하고 있었다.

 

 

 

 

 

 

팔에 무언가 스치는 느낌이 들어서 옆을 봤는데 바닥에 물이 고여있던

 

얕은 물웅덩이 옆으로 물로 된 작은 아기 발 같은 물발자국이


몇 개 물웅덩이 밖으로 나 있었다.

 

 

 

'분명 반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이런 발자국이 없었는데?'

 

 

 

너무 선명해서 방금 전 아이가 왔다 나간 건가 생각이 들었으나 분명


오전에 수업 다 끝내고 집에 갔기에 3학년 층에는 아무도 없었고


천도재 때문에 운동장에는 절에서 오신 분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통제를 해서 운동을 하는 학생들도 없었다.

 

 

 

 

 

 

스님이 부적에 불을 붙여서 이곳저곳에 연기를 뿌리고 나서

 

다 같이 1반을 나가 2반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형은

 

마지막에 나가면서 다시 그 발자국을 봤는데

 

계속 마음에 걸렸다.

 

계속 스님을 따라 이동을 하면서도 이 형은 그 발자국을 생각을 했다.

 

 

 

 

 

 

6학년 반까지 다 돌고 천도재를 지내기 위해

 

다들 나가시는데 이형은 3학년 1반의 발자국이 궁금해서

 

혼자서 다시 3층으로 내려갔다.


혹시나 귀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1반의 문을 열였는데


아까보다 더 물이 말라서 웅덩이 가운데와 테두리 쪽만 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바로 아까 발자국이 있던 물웅덩이 자리로 갔다.

 

아기 발자국은 물이 많이 말라서 테두리에만 물기가 남았는데


그 안에 아기 손바닥 물자국이 진하게 찍혀 있었다.


다른 발자국도 봤는데 발자국 안에 작은 물로 된 아기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아까 봤을 때는 분명 손자국은 안 보였고 발자국만 보였었다.


형은 등에 식은땀이 나면서 여기 있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바로 3학년 1반을 뛰쳐나와서 운동장의 스님들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등 뒤에서 아기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누가 쫓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허리디스크로 공익 판정받은 양반이었지만 진짜 이를 악물고

 
그 누구보다 빠르게 죽기 살기로 달려나갔다.

 

 

 

 

 

 

천도재가 끝나고 스님들이 제사 도구들 챙기는 동안 형은


주임 선생님께 몸이 안 좋아서 들어가 봐야겠다고 핑계를 대고


집으로 뛰어 도망을 갔다.


천도재 이후에는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아서


사람들은 진짜 천도재로 영혼을 달래준 거구나 생각을 했지만


이 형은 알고 있었다.

 

 

 

 

 

 

스님들의 퇴마의식이 끝난 후에도

 

귀신은 3학년 1반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지금 현재도 존재하지만 무슨 이유에서 인지


모습을 들어내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