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반지하집 살았을 때 본 귀신들

2018. 5. 20. 22:06귀신이 보인다

 

원래 전주에서 태어나서 대학도 전주에서 졸업했는데

 

회사는 꼭 서울에서 다니고 싶어서 친구를 꼬드겨서 같이 상경을 했다.

 

그때 당시 나는 세무 전공이라 세무서에 이력서를 내고 기다리고 있었고

친구는 자기는 할 줄 아는 게 노는 거 밖에 없다고 야간업소에 면접을 봤다.

 

일딴 아르바이트했던모아놓은 걸로 같이 상경해서

싸구려 반 지하방을 얻어서 살기로 했다.

 

 

 

 

 

 

 

 

 

먼저 사전답사로 주말에 같이 서울 와서 부동산 돌다가 우연히

3천에 월세 30을 발견하고 바로 계약금 걸고 계약을 하게 되었다.

 

이사 날 친구 놈과 트렁크 끌고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친구 놈 어머니가

급하게 친구를 다시 불러서 나만 먼저 서울에 올라가기로 했다.

 

혼자 서울에 와서 부동산에 도착을 하니 주인집 할아버지가 먼저 와 있었다.

 

 

 

 

 

 

 

 

그런데 주인집 할아버지가 하는 말이 "방은 봤어? 보고 계약하는 거지?"라고 이상한 말씀을 하셨다.

 

"예 당연하죠 ㅎㅎ 친구랑 같이 보고 결정한 거예요"라고 답을 드렸는데

"정말 잘 본거 맞아? 다시 가서 봐봐 확실히 보고 결정해!"라고 호통을 치셨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방을 넘기려는 건가?라는 생각에

 

"네네 이방에서 꼭 살고 싶습니다. ㅎㅎㅎ"라고 하면서 조급하게

 

 사인을 했는데 계약 끝나고 주인 할아버지가 나가신 후 서류를 정리하는 와중에

 

부동산 아저씨가 하는 말이 "워낙 방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그래. 이해해"라고 말씀을 하셨다.

 

 

 

 

 

 

 

 

"왜요?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아니 그냥 뭐 사람들이 자주 바뀌더라고... 야반도주한 사람들도 있었고 해서..."

 

솔직히 이때 계약을 철회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었다.

 

혼자서 방으로 와서 방안을 둘러보는데 반지하지만 햇빛도 좀 들고 방도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둘이서 생활 가능한 공간이었다.

 

근처 철물점에서 청소도구를 사 와서 청소를 한 후 근처 마트에서

이부자리를 사서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친구 놈에게 전화를 했는데 친구 놈은 일주일 후에 올라올 수 있다고 했다.

 

가구도 사야 하고 빨래걸이도 사야 하는데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그날은

혼자 이부자리를 펴고 잠에 들었다.

 

꿈도 꾸면서 혼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귓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친구 놈이 온 건가 하면서 눈을 떴다.

 

 

 

 

 

 

 

 

 

근데 왠 처음보는 노숙자같이 생긴 아저씨가 내가 자는 바로 옆에 쭈구리고 앉아서

 

내 귀의 바로 옆 방바닥을 큰 식칼로 미친듯이 찍고 있었다.

 

순간 소름이 돋아서 움직이려고 했는데 몸이 누가 누르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지를 못했다.

 

너무 충격적이라 몸에도 무리가 왔는지 움직이려고 버둥대다가 기절을 했다.

 

몇 시간이 지난 건지 정신 놓고 있다가 순간 정신이 들고 벌떡 일어났는데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입으로 나올 거 같았다.

 

꿈이라기에는 너무 선명해서 너무 무섭고 금방이라도 방문을 열고 그 아저씨가

칼을 들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결국 방에서 자기가 무서워서 pc방에 가서 잠이 들었고 아침이 돼서야

다시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음날도 또 잠이 들면노숙자 아저씨가 내 바로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칼로

내 바로 옆 바닥을 난도질을 해 댔다.

 

원래 기절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집에 오고 나서 이틀 동안 두 번이나 기절을 해버렸다.

 

서울에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pc방도 하루 이틀이 지 아직 취직도 못했는데

어디 잘 곳도 없고 친구 놈은 집안일 때문에 3일 후에 나 오니 진짜 미쳐버릴 노릇이었다.

 

 

 

 

 

 

 

 

그렇지만 현실이 더 무섭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방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도 역시나 잠이 들고나면 귀 옆에서 바로

 

"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

 

칼로 방바닥을 난도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눈을 안 뜨고 그냥

자는 척을 하고 있는데 점점 소리가 귀쪽으로 다가오는 게 들렸다.

 

결국 또 눈을 뜨고 그 무서운 모습에 기절을 하고 말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제발 빨리 좀 와서 같이 자 달라고 내가 너무 무섭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친구 놈은 장난인 줄 알고 대충 넘겨버려서 또 그날도 혼자 잠을 자게 되었다.

 

어느 순간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절대 눈을 뜨지 않았다. 소리가 점점 다가왔지만 절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대로 계속 눈을 감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부들부들하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근데 꿈에서 그 노숙자 아저씨가 나와서 나를 죽이기 위해 나를 쫓았고 나는 도망을 다녔다.

 

결국 잡혀서 칼에 찔리려는 순간 눈을 떴는데 또 눈앞에 그 노숙자 남자가 칼을 들고

쭈그리고 앉아서 칼질을 하고 있었다.

 

 

 

 

 

 

 

 

이걸 보니 쇼크로 바로 기절을 하게 되었고 이사 온 첫날부터 4일 동안 계속 연달아서 기절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진짜 더 이상 이곳에 못 살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면접 봤던 세무서에서 전화가 왔다. 합격했다고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라는 전화였다.

 

진짜 다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었는데 하필 이런 날 합격 전화가 온 것이었다.

 

계속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겨버리니 더 미쳐버릴 노릇이었다.

 

집 앞에 누가 버린 의자에 앉아서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 지금 서울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친구도 도착하고 취직도 하니 희망이 생겨서

다시 이 집에 살아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친구 놈이 집에 도착한 뒤 친구 놈과 쇼핑을 한 후 삼겹살에 소주를 사서 집으로 왔다.

 

주방에서 열심히 삼겹살을 구워서 친구와 함게 소주를 진탕 마시고 잠에 들었다.

 

다행히도 술에 취해서 잠에 드니 그 노숙자 아저씨를 보는 일은 없었다.

 

점심때쯤 일어나서 친구 놈을 봤는데 친구 놈도 술에 취해서 곯아떨어진 거라

뭘 본거 같지는 않았다.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지면 그 아저씨 귀신을 안 본다는 생각에 토요일 밤도

친구 놈이랑 술을 먹고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이 첫 출근인 일요일 밤은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이틀 동안은 요령(?)이 생겨서 편안(?) 하게 잠이 들 수 있었지만 오늘 밤은

술도 못 마시니 또 밤에 노숙자 아저씨 귀신을 봐야만 한다.

 

일요일 오후부터 밥맛도 없고 잘 생각에 걱정만 가득했다.

 

친구 놈도 내일 업소로 면접을 보러 가야 해서 같이 잠이 들었다.

 

 

 

 

 

 

 

 

 

그래도 친구가 옆에 있으니 혼자서 그 노숙자 귀신을 마주하는 거보다는 좋았다.

 

그렇게 한참 자고 있는데 뭔가 위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자다 깬 상황이라 노숙자 귀신 생각을 못 하고 눈을 떴는데 눈에 보인 건

노숙자 귀신이 아니라 피투성이의 썩어문드러져가는 여자의 팔이었다.

 

문틈으로 여자의 손하나가 들어와서 문고리를 잡으려고 더듬거리는데

일반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마치 비디오를 빨리 돌리는 것처럼 빨라서

괴상하고 기이하여 소름이 돋았다.

 

 

 

 

 

 

 

 

 

'이건 또 뭐야 ㅅㅂ'

 

문이 열려있는데도 문이 열릴까 봐 진짜 공포스럽고

만약 문이 열린다면 정말 기절도 가능할 거 같았다.

 

그렇게 몸이 굳은 채로 문만 바라보다가 잠이 든 건지 기절을 한 건지

기억도 안 나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옆에 친구 놈이 없었다.

 

아침 일찍 나갔나? 하면서 화장실로 갔는데 친구 녀석이 변기 위에 앉아서 졸고 있었다.

 

 

 

 

 

 

 

 

 

"야 뭐 해?" 하고 깨우니 친구 놈이 놀래서 잠에서 깼다.

 

친구 놈한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친구 놈은 노숙자 귀신을 본 것이었다.

 

잠에서 깬 친구는 화장실로 도망가서 불을 켜고 아침이 되길 기다리다

변기 위에서 잠이 든 것이었다.

 

일딴 친구 놈에게 내가 본 것은 함구하기는 했지만 나만 보는 헛것이 아닌

친구한테도 보인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일딴 출근을 하고 사무실에서 인수인계를 받는데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퇴근을 하고 들어오니 친구 놈도 합격을 해서 내일부터 출근이라고 했다.

 

친구 놈은 밤에 일을 하게 돼서 다시 또 나 혼자 잠을 자게 되었다.

 

진짜 잠도 안 오고 미쳐버릴 노릇이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데 자던 친구 놈이 벌떡

일어나더니 급하게 화장실로 가는 것이었다.

 

'설마 또 그 노숙자 귀신이 나온 건가?'하고 나도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봤다.

 

역시나 친구는 변기 위에 앉아서 심각한 얼굴로 이를 악물고 있었다.

 

 

 

 

 

 

 

 

어제 본 노숙자 귀신을 또 본 거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니 친구 놈이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이 집 뭔가 이상한 게 있는 거 같아"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도 친구에게 지금까지 본 이야기를 했고 친구 놈의 얼굴이 심각해져 갔다.

 

집을 빼자고 이야기를 해봤지만 당장 집을 구할 돈도 없었고 부동산에

들인 돈도 커서 당장 방을 빼기는 어려웠고 일딴 친구 놈은 밤일이라 낮에 와서 잔다고 했다.

 

일딴 둘이서 방을 나와서 pc방으로 갔고 pc방에서 잠을 잤다.

 

친구 놈은 이제 낮에 잘 테니 못 볼 테지만 나는 세무사무실에 출근을 해야 하기에

혼자 자야만 하는 밤이 너무나 두려웠다.

 

 

 

 

 

 

 

 

 

다음날 출근을 해서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집에 들어갈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그래서 야근을 한다고 하고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집으로 퇴근을 하는데 지하철에서 친구 놈을 만났다.

 

친구는 새벽 6시에 마감을 하고 청소 후에 7시에 퇴근을 했는데 나랑 마주친 것이었다.

 

서로 불쌍한 얼굴을 쳐다보며 피곤에 찌들어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나는 바로 씻고 친구 놈에게 씻으라면서 화장실을 나오는데

친구 놈은 옷도 안 벗고 방바닥에 쓰러져서 잠이 들어있었다.

 

 

 

 

 

 

 

 

 

빌어먹을 귀신 때문에 이렇게 인생이 힘들어진 게 너무 슬펐다.

 

처음 방계 약을 할 때 나한테 화를 내던 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빌어먹을 영감탱이 이런 ㅄ 같은 방을 왜 내놔서 이렇게 사람을 고생을 시키나..'

 

힘든 몸을 이끌고 나는 사무실로 다시 출근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방을 빼고 다른 방을 구하고 싶지만 지금 출근한지 3일밖에

안됐고 친구 놈도 갓 출근한 신입이라 빌어먹을 귀신 나오는 방에 묶여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 주일을 회사에서 자고 새벽에 퇴근해서 집에서 씻고 빨래를 했다.

 

친구 녀석이 아침에 와서 잠들고 낮에 깨면 빨래를 널어주고 저녁 7시에 출근을 했다.

 

다행히도 낮에 자면은 귀신이 나오지 않았다.

 

이 주 동안 의자에서만 잠을 잤더니 피가 다리에 쏠려서 다리가 붓고

엉덩이도 너무 아파서 누워서 자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나 간절해졌다.

 

그리고 집이 있는데도 회사에서 자야 하는 이 빌어먹을 운명이 날 우울증으로 밀어 넣었다.

 

 

 

 

 

 

 

 

결국 몸이 탈이 난 건지 감기에 걸린 건지 열이 오르고 도저히 업무를 진행할 수가 없어서

그날 조퇴를 하고 그 지옥 같은 월세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 도착을 했는데 자고 있어야친구 놈이 보이지를 않았다.

 

전화를 했는데 자다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어디서 자냐고 물어보니

같이 일하는 동생 집에서 자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낮에 자고 있는데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래 낮에는 안 보였었는데 이제는 낮에도 그 망할

노숙자 귀신이 보인다는 것이다.

 

 

 

 

 

 

 

 

 

입에서 욕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아파 죽겠는데 귀신 놈까지 나를 괴롭히다니 정말 입맛이 쓰고 죽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찬밥 더운 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깔고 지쳐 쓰러졌다.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정말 세상이 나를 축으로 어지럽게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라 토 쏠려서 죽을 거 같고 빨리 돌아가는 게 멈춰 서 편안해졌으면 했다.

 

그렇게 한참을 끙끙대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하면서 눈을 뜨는데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손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숙자와 그 썩어가는 팔 두 개의 귀신이 동시에 등장을 했다.

 

미친 노숙자 귀신이 칼을 들고 나한테 다가오는데 천장에는 그 썩어가는 팔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노숙자 귀신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칼을 들고 쪼그리고 앉아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던 썩어가던 팔은 한 개가 더 늘어서 두 개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천장을 돌아다녔다.

 

 

 

 

 

 

 

 

 

너무 무서워서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는데 팍! 하고 눈 바로 옆에 칼이 꼳이는걸 보니

제발 기절을 했으면 했다.

 

지금까지는 칼에만 신경이 집중이 돼서 노숙자 귀신의 눈을 못 봤었는데 부들부들 거리면서

몸부림을 치느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눈에 검은 자가 없이 흰 자만 있는데 눈 주변 근육에 힘을 주고 있어서

마치 절규하는 석고상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 이 타이밍쯤 되면 기절을 해야 하는데 이 빌어먹을 귀신한테 익숙해진 건지

점점 정신이 멀쩡해졌다.

 

게다가 열이 나서 토할 거 같이 메스껍고 자지를 못하니 머리가 깨질 거 같이 아프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결국 그날 기절을 하기는 했는데 귀신이 주는 공포와 감기가 주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절규하다가 지쳐서 블랙아웃이 되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도 너무 아프고 식은땀을 너무 흘려서 이불이 젖어있었다.

 

도저히 출근이 불가능한 거 같아서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출근을 못할 거 같다고 전화를 하고

다시 누웠는데 순간 친구가 낮에도 귀신이 보인다는 말에 눈이 절로 떠졌다.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데 집이 있는데도 잠도 못 자는 내 처지가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아파 죽겠는 몸을 이끌고 씻을 거리를 챙겨서 찜질방으로 갈려고 집을 나서는데

마침 옆집에서 여자분이 나왔다.

 

 

 

 

 

 

 

 

 

본능적으로 인사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튀어나왔다.

 

"안녕하세요. 혹시 사시는데 불편한 거 없으세요?"

 

옆집 여자분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ㅅㅂ 우리 집만 빌어먹을 귀신 놈들이 나오는 건가?'

 

"무슨 일 있으세요? 하긴 그 집 보니까 얼마 못 사시고 다들 이사를 가시더라고요."

 

옆집 아가씨가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아는 눈치였다.

 

 

 

 

 

 

 

 

 

그래서 옆집 아가씨한테 왜 다들 빨리 이사를 갔는지 물어봤는데

그 아가씨도 이유는 잘 모르고 어느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이 빨리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집주인에게는 자기한테 들었다는 말 하지 말아 달라고 하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1년 반 전에 내가 살던 반지하 집에는 조선족 부부가 살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용했는데 여자분이 바람을 피운 건지 어느 날부터 집안 살림 다 때려 부수면서

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항상 남자분이 더러운 년, 갈보 년 등 진짜 입에도 담기 험한 말들을 쏟아대며

여자분을 윽박질렀고 여자분은 죽이라고 이렇게 살 거면 차라리 죽이라고

악을 쓰며 바락바락 대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맨날 싸우다가 어느 날부터 다시 조용해졌다고 했다.

 

옆집 아가씨는 이제 편히 살겠구나 하면서 좋아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남편이 화가 나서 집을 나간 건데 여자분은 남편이 집을 나간 사이 바람난

남자친구를 집으로 들였던 것이었다.

 

 

 

 

 

 

 

 

 

결국 남편은 연놈들이 자기가 없는 사이 자기 집에서 몸을 부대끼고 있다는 걸 알고

화가 나서 다시 집에 돌아왔다가 골목에서 부인의 남자친구를 만나 칼로 살해를 하고

남편이 온 걸 알고 문을 잠가버린 부인을 해머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부인까지 

 

칼로 수십 번을 찌르고 사지를 잘라서 잔인하게 살해를 했던 것이다.

 

옆집 아가씨는 다행히도 출근을 한 상태라 무사한 거지 그때 집에 있었으면

큰일 날뻔했다고 했다.

 

남편은 부인과 부인의 남자친구를 살해하고 방에서 목을 매달아서 죽었다고 한다.

 

노숙자 귀신이 아마 그 남편이라고 혼자 생각을 했다.

 

 

 

 

 

 

 

 

 

이 동내에서도 워낙 큰 사건이라 웬만한 주민은 다 알고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살인사건이 지나간 몇 달 후 집주인 할아버지는 다시 방을 내놓기 위해 사람을 불렀다.

 

피 묻었던 장판도 다 바꾸고 벽지도 새로 발라서 다시 방을 내놓았는데

새로 입주를 한 사람들이 몇 달 못 버티고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옆집 아가씨가 집주인 왔을 때 전에 살인사건 때문에 사람들이

이상한 거 보고 뭐 그런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었는데

집주인 할아버지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젊은 처자가 헛소리를 한다고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냐고 막 성질을 냈다고 한다.

 

 

 

 

 

 

 

'ㅅㅂ 영감탱이 지가 한번 살아보지 말은 쉬어요 진짜'

 

사람 죽은 방을 말도 안 하고 내놓은 집주인 영감이 너무 화가 났다.

 

옆집 아가씨한테 절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감사 인사를 한 후

찜질방으로 향했다.

 

몸이 너무 아파서 누웠지만 사람 죽은 방을 이야기도 없이 내놓은 집주인

할아버지한테 너무 화가 나서 잠도 못 자고 끙끙 앓았다.

 

결국 혼자 울면서 찜질방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빌어먹을 반지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다시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버티기 모드로 절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회사에서 웬만한 거 다 해결하고 빨래랑 샤워만 집에서 했다.

 

친구는 아예 집을 나가서 같이 일하는 동생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연락도 뜸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연락도 끊겼다.

 

2달 정도 이렇게 버티다가 더 이상 하다가는 우울증 올 거 같아서

친구 놈한테 다시 전화를 해서 같이 방을 빼기로 합의를 봤다.

 

 

 

 

 

 

 

 

 

집주인 할아버지도 워낙 이런 일이 많다 보니 별다른 트러블 없이

화를 많이 내기는 했지만 바로 방을 빼 주었다.

 

이후같이 살던 친구랑은 연락을 안 하게 되었고 나는 돈도 잃고

친구도 잃고 집도 잃어서 몇 년간을 고시원에서 고생을 하면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이해를 하는 게 왜 귀신이 한 놈이 아니라 두 놈이 보였는지는

옆집 아가씨 덕분에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그 집에 계속 살았다면 분명 미치던가

몸이 안 좋아지던가 분명 무슨 일이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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