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6. 21:37ㆍ귀신이 보인다
새벽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노곤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집에 가는 생각에 신이 났었다.
술집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라서
택시비를 줬지만 일부로 걸어 다녔다.
운동도 할 겸 뛰어서 집에 가는 일이 많았다.
그렇게 뛰어서 가는 도중 전봇대 밑에서 무언가 하얀
천 같은 게 펄럭이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누가 천을 버린 것이 바람에 펄럭이는 줄 알았는데
천천히 다가가면서 보니 사람이었다.
새벽 4시에 왜 전봇대 밑에서 저렇게 서있나 생각하며
다가갔는데 아무 움직임 없이 그 자리에 그냥 서있기만 했다.
보통 그 자리에 서있으면 몸을 꿈틀대던가 다리를 폈다 오므린다던가
뭔가 고정자세에 대한 불편함으로 움직여야 할 텐데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옷은 사람이 입는 옷이 아닌 무슨 망토 같은 옷이라 계속 펄럭였는데
지금 바람이 옷이 펄럭일 만큼 불지를 않았다.
계속 전봇대 쪽으로 걸어가는데 진짜 약간의 움직임도 없이
부동자세로 그냥 서 있었다.
슬슬 두려움이 발끝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저건 사람이 아니고 귀신인 거 같다는 촉감이 들기 시작했다.
귀신이라는 생각이 들자 쳐다보기가 너무 무서웠다.
점점 다가가면서 곁눈질로 보게 됐는데 머리카락이 너무 길어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여자인지 남자인지 식별이 어려웠다.
진짜 욕 나오더라 ㅅㅂ 도저히 무서워서 다시 뛰면서 지나갔다.
한참을 뛰어서 전봇대와 멀어졌는데 혹시 뒤쫓아올까 봐 뒤돌아봤지만
계속 전봇대 밑에 서서 옷을 펄럭이고 있을 뿐이었다.
안 쫓아오니까 또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근데 너무 무서워서 다시 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달려갔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도대체 왜 전봇대 밑에서 계속 부동자세로
서 있던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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