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7. 00:43ㆍ귀신이 보인다
친구랑 둘이서 국토대장정을 할 때 기이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걸어서 천안을 지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단국대 근처에 숙박할 수 있는 여인숙을 찾았다.
마침 근처에 오래된 여관을 찾을 수 있었다.
2만원에 1박이 가능해서 바로 들어갔다.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했다.
가뜩이나 비가와서 습한데 곰팡이냄새까지 나니 정말 텁텁했다.
계속 비가 와서 오늘 더 이상 걷는 건 힘들었기에 친구와 편의점에 가서
소주와 안주를 사 와서 여관에서 마셨다.
그날따라 비가 많이 왔다. 그래서 취할 때까지 마시고
둘이 같이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자다 보니 옆에서 신음소리가 났다.
눈을 떠보니 친구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눈을 거의 감은 채
빠른 속도로 깜빡이고 있었다.
영화에서 인조인간이 데이터 로딩할 때
많이 보던 느낌으로 계속 눈을 떨어댔다.
가위눌린 건가 해서 친구를 흔들어 깨웠다.
친구가 일어나지를 않았다.
"야!"
친구를 심하게 흔들자 눈을 떳다.
근데 눈이 심하게 충혈되서 피눈물이 나올만큼 핏줄이 서 있었다.
안구가 심하게 충혈되여 시뻘개 보였다.
그리고 사지를 떨고 있었다.
그래서 바로 불을 켜고 친구를 흔들었다.
친구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면서
사지를 떨어서 너무 무서웠다.
안되겠기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바가지에 물을 떠왔다.
바로 친구 얼굴에 물 귀싸대기를 때리니
친구의 눈에 초점이 돌기 시작했다.
다행히 초점이 돌면서 서서히 충혈된 눈이 점점 정상으로 돌아왔고
사시나무 떨듯 떨던 몸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친구가 점점 정상으로 돌아오자 놀랐던 나도 진정이 되었다.
"야 발작 증상이 있었으면 말을 해야 할거 아냐
처음에는 가위인 줄 알고 그냥 잘 뻔했잖아."
"야... 그런 거 아냐... 나 진짜 죽을뻔했어..."
"뭐?"
"나 가위를 눌렸는데 귀신을 봤어."
너무 놀라서 친구를 바라봤다.
"자고 있는데 누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어.
처음에는 네 잠꼬대인 줄 알고 잠이 깼지만 눈 붙이고 누워있는데
계속 중얼대는 거야. 그래서 눈을 뜨려고 하는데 눈이 안 떠지더라고.
순간 아 가위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중얼거리던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어."
"무슨소리였는데?"
"나를 밑으로 던졌어, 계속 이 소리만 반복했어."
"처음에는 속삭이듯 이야기했는데 점점 내 옆에서 나에게 대화하듯 이야기하고 있었어."
"내 귀 옆에서 이야기하는 느낌이었어.
너무 무서워서 눈을 뜨고 싶은데 눈을 뜰 수가 없는 거야.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했는데 눈이 안 떠지니까 너무 무섭더라고
그래서 이 악물고 눈을 뜨려고 했는데 몸이 흔들리면서
눈이 떠졌어."
"아까 내가 깨울 때 그때였나 보다. 난 너 가위눌린 줄 알고 막 흔들었거든."
"그래 이 ㅅㄲ야 너 땜에 다행히 눈이 떠졌는데 너는 안 보이고
암흑 같은 방구석에 웬 꼬마 애가 보이는 거야.
어긴 애였는데 정말 사람 같지 않은 초췌한 얼굴이었어.
밖에 비는 엄청 오는데 암흑 같은 방의 구석에 흙빛의 얼굴의
조그마한 애 같은 귀신이 눈이 붉게 물들어서 날 쳐다보고 있었어."
내가 바로 친구의 말을 낚아채서 말을 했다.
"너 눈이 그랬다니까? 정말 충혈돼서
눈에서 피 나오는 줄 알았어 눈에 핏줄이 다 커져서
진짜 눈이 시뻘개졌었어."
내 말을 듣자 친구는 바로 화장대의 거울을 보면서
눈을 확인을 했다.
아까보다는 혈관도 많이 줄어들고 눈 색도 돌아왔지만
그래도 많이 충혈돼 있었다.
"처음에는 눈병 걸린 거처럼 충혈돼 있었다니까?"
"귀신을 봐서 그런 건가? 놈하고 눈이 마 추쳤거든
근데 놈이 웃고 있는 거야. 너무 무서웠어."
"그런데 그놈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눈앞에 또 한 놈이 나타난 거야.
갑자기 나타나서 내 목을 조르더라고
살려달라고 하고 싶은데 목소리는 안 나고
너도 안 보이는 거야."
"근데 그놈이 나한테 '분명 떨어뜨렸는데 왜 여기 다시 나타난 거야!'
라고 말하면서 목을 조르는 거야."
"아까 분명 꼬마가 나를 밑으로 던졌다고 나한테 계속 그랬거든
이놈이 꼬마랑 나를 착각하는 거 같았어.
근데 숨이 막히니까 너무 당황하고 급하니까
네가 찾는 애 저기 있다고 말도 못하겠더라고."
친구는 잠시 말을 쉬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진짜 죽는구나 생각했는데 네가 물을 뿌려줘서 가위에서
깰 수 있었어. 진짜 갈 뻔했다. 고맙다 진짜."
친구 말을 듣는데 안심이 되기 보다 방금 친구가 귀신을 봤는데
나까지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갈까 해서 창밖을 봤는데 비가 아직도 많이 오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랑 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결국 그 다음날 비가 안 그쳤는데도 여관을 나와서
도망치듯 천안을 벗어났다.
그 뒤로도 친구는 천안을 벗어났지만 잘 때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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