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오래된 시계

2017. 5. 2. 00:04귀신이 보인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쓰시던 방과

예전에 쓰시던 창고를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오래된 책들과 족보들을 먼지를 털어낸 다음 한대 묶고

오래된 나무 서랍장을 하나하나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 서랍장을 뒤지다 보니 이중 바닥인 서랍이 나왔다.

궁금해서 바닥을 들어보니 나무 격자에 오래된

서양식 회중시계가 틀안에 들어 있었다.

 

 

 

 

 

 

난 이 시계를 아버지께 들고 가서 보여드렸는데

아버지는 이 시계를 알고 계셨다.

"아... 이거 너네 증조할아버지가 쓰시던 시계인데 어디서 났니?"

나는 사실대로 조선시대 풍 오래된 나무 서랍장에서 이중 서랍

안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도 서랍장의 이중 바닥을 보시고 신기해하셨다.

 

 

 

 

 

 

"나도 큰형님한테 들은 건데 너네 증조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때

좀 멋쟁이셨다고 하더라. 항상 할아버지(나한테는 증조할아버지)

는 집에서도 정장을 입고 계셨거든..."

아버지는 오래된 회중시계를 들여다보시며 증조할아버지를 추억하셨다.

증조할아버지는 부산에서 큰 방직공장을 운영하셨다고 했다.

할아버지 집 앞에 버려진 옛 방앗간도 원래는 증조할아버지 것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멋쟁이 셔서 항상 비싼 양복에 회중시계를 차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셨다고 한다.

 

 

 

 

 

 

그리고 사업을 많이 하셔서 그 회중시계도

같이 사업하시는 분이 선물해주셨다고 한다.

아버지 기억으로는 6.25 이후 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가 시계를 안 들고

다니시길래 잃어버리신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추억의 시계를 찾은 후 할아버지 짐들을 정리해서

창고방에 차곡차곡 쌓아놨는데 이 시계만큼은 아버지께 말해서

내가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일본 브랜드의 귀한 시계인데 상단에 용두를 돌리면

시계가 밥을 먹고 돌아가는 기계식 회중시계였다.

그러나 오래돼서 그런지 용두는 돌아가지 않았고 녹도 많이 나와서

일딴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청소를 했다.

녹을 닦아내고 다시 보니 은색의 정말 느낌 좋은 그런 회중시계였다.

증조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때 멋쟁이셨다고 했는데 정말 좋은 물건인 거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시계를 들고 온 이후부터 자꾸 악몽을 꾸는 것이었다.

첫날은 꿈속에서 누가 집 마당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갔는데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천을 뒤집어쓴 여자로

보이는 사람이 마당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에는 그냥 악몽이구나 생각을 했는데 그 다음날은 그 여자가

현관에 서있는 꿈을 꾸었다.

 

 

 

 

 

 

그 다음날은 거실 한가운데 그 여자가 우투 커니 서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시계를 가지고 온 날부터 그 여자가 보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마당에 있던 여자가 벌써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또 침대에서 자는 꿈을 꾸는데 밖에 누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문을 열었는데 너무 놀라서 기절을 할 뻔했다.

바로 문 밖에 그녀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뭔가 너무 안 좋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기분 탓이거니 하고 넘겼는데

마침 대전에 옛 시계 수리하시는 장인이 있다고 해서 시계를 수리하러

대전에 보내고 나서는 악몽을 꾸지 않은 걸로 봐서

시계 때문에 악몽을 꾼 건가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점점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대전에서 연락이 왔다.

시계에 문제가 있어서 대전까지 와보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전에 내려가서 시계 장인이 있는 매장에 도착을 했다.

마침 시계 장인께서 증조할아버지의 시계를 열어보고 있었다.

장인께 인사를 드리고 시계를 봤는데 부속도 다 새 거처럼 갈아져 있었고

누리끼리하던 색도 다 빛나게 닦여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장인께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시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장인께서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시계 안에 자그마한 공간이 있네요.... 이런 공간은 처음 봅니다."

시계 장인이 가리키는 곳을 봤는데 진짜 가로 세로 1센티 될만한

작은 공간이 보였다.

"보통은 무슨 비밀 리스트나 사진을 숨기려 이런 작은 케이스를 만들기

는 하는데 이 공간은 그 목적이 다른 거 같습니다."

장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 그게 무슨 마....... 말씀이......."

내가 말끝을 흐리며 장인을 쳐다봤는데 장인이 작은 케이스의 뚜껑을

핀셋으로 열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너무 놀랐다.

그 작은 공간에는 머리카락과 여자 손톱 같은 작은 손톱들이 뒤엉켜 있었다.

"이 시계 선물 받으셨다고 했죠? 저도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지만

왜 선물로 받으신 건지 예상이 되기는 하네요."

 

 

 

 

 

 

 

 

 

나는 너무 놀라서 장인에게 물어봤다.

장인도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아마 선물해줬던 사람이 증조할아버지를

저주하려고 세계 안에 이렇게 주술적인 머리카락과 손톱을 넣어서

선물을 한 거 같다고 했다.

아마 사업에서 라이벌이거나 증조할아버지가 해를 입어야 이득을

보는 사람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측을 했다.

 

 

 

 

 

 

솔직히 꺼림칙해서 시계를 버리고 싶었지만 증조할아버지의 유품이라

버리지는 못하고 안에 있던 머리카락과 손톱들만 꺼내서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들어있던 공간을 깨끗이 정리하고 깨끗이 닦아서 다시 서울로 가져왔다.

그런데 신기한 게 머리카락과 손톱을 불태운 다음부터는 꿈에

그 여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이중 바닥으로 이 시계를 보관 해온 이유를 알았다.

증조할아버지도 시계를 쓰면 쓸수록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졌기에

고급시계라 버리지는 못하고 숨기셨을 것이고 할아버지도

시계를 발견하시고 쓰시려 했지만 이 시계의 무서움을 알았기에

증조할아버지의 유품이라 버리진 못하시고

낡은 나무 서랍장의 이중 바닥에 몰래 보관을 해오신 거 같다.

그러나 이제 대를 걸쳐 내려오던 저주는 나로 인해 끝이 난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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